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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킹카와 발랄한 여고딩을 만나고 오다
‘내사랑 싸가지’ 촬영현장 답사 | 2003년 10월 27일 월요일 | 서대원 이메일

교문앞에 붙은 요상스런 대자보를 보고 난리가 난 여고딩들
교문앞에 붙은 요상스런 대자보를 보고 난리가 난 여고딩들
바로 그 문제의 대자보 중 한장인 현상수배 전단지
바로 그 문제의 대자보 중 한장인 현상수배 전단지
노동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꿀맛 같은 휴일 일요일, 게다 본 기자 아직 총각이기에 이 땅의 모든 여인네들을 작업 대상으로 삼아 우껄떡 좌치근하기에도 시간이 없건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눈물을 머금고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펜과 수첩 그리고 카메라를 바리바리 싸매고 <내사랑 싸가지(제작:포이보스/제이웰 엔터테인먼트)>의 촬영현장을 어김없이 찾았다.

이햇님의 인터넷 소설 <내사랑 싸가지>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현재 85%가량의 촬영이 진행된 상태로 이날 촬영은 서울 미아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이뤄졌다. <다모>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하지원과 살인미소로 수많은 여인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재원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촬영장소에는 동네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자신의 시선 안에 두고자 아이들의 어머니, 이모까지 마실 나와 상당한 인파로 북적거렸다. 참고로 살인방귀로 소문 자자한 글쓴이에게는 음절 두긋 차이밖에 안 나지만 어느 누구하나 눈길 한번 주지 않아 심히 마음이 아팠더랬다.

타 촬영장소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내사랑 싸가지>로 입봉하는 신동엽 감독이 워낙 젊은(28?살)지라 현장을 전두 지휘하는 수장이라기보다는 영화 촬영장에 관심 있어 놀러 온 듯한 대학생 같은 분위기였다는 사실.

화가 나 전단지를 박박 찢어버리고 있는 하영
화가 나 전단지를 박박 찢어버리고 있는 하영
싸가지 킹카인 형준에게 짤없이 걸려 쌀가마 처지가 돼 버린 하영
싸가지 킹카인 형준에게 짤없이 걸려 쌀가마 처지가 돼 버린 하영
족히 40명은 넘어 보이는 교복을 입은 엑스트라 고딩들이 함께 한 채 이뤄진 이날 촬영신은 남친에게 차인 하영(하지원)이 성질에 못 이겨 빈 깡통을 찼는데 그만 그게 수입차에 맞아 기스가 발생, 싸가지 없는 승깔 빼고는 모든 것을 갖춘 킹카이자 차주인 형준이 이에 돈을 요구하자 하영은 줄행랑을 치고...

결국 그냥 내뺀 고딩을 잡아들이고자 포고령을 내리며 급기야는 현상수배 전단지를 교문 앞에 쫙 깔며 문을 지킨 킹카가 끝내 친구들과 함께 이 요상스런 대자보를 보던 하영을 포착해 쌀가마 들러 메듯 바로 덥석 들어 자신의 렉서스 외제차 안에 메다꽂아 버리는 장면.

이렇듯, 싸가지가 바가지인 킹카 형준과 지지리 공부는 못하지만 그런 대로 평범한 하영의 로맨스를 참신하고 코믹하게 그린 <내사랑 싸가지>의 촬영현장 공개는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는 저녁때쯤 끝났고, 영화는 11월초에 크랭크업해 내년 2월6일 개봉할 예정이다.

*참고로 요즘 신세들에게 ‘싸가지’라는 말은 재수가 없다거나 성격이 더럽다거나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멋들어진’과 같은 긍정적 의미의 수식어라 한다

취재:서 대원
촬영:이 기성, 이 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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