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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작발표회에선, 이 영화를 연출하는 안병기 감독의 ‘맛배기쇼’가 펼쳐지기도 했다. 안병기 감독의 전작 <가위>, <폰>의 강렬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물론, 해외세일즈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분신사바> 예고편(?)이 상영된 것. 살짝 귀띔해드리면, 상당히 섬뜩섬뜩한 것이 째지는 비명소리와 벽에 드르륵하고 긁히는 악령(?)의 손톱소리가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제작발표회에는 안병기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김규리, 이세은, 이유리 등이 참석했다. 안병기 감독은 “공포 영화 장르가 어렵다는 것을 요즘 더 절감한다”면서 “전작들도 공포 영화지만, 부족한 점을 많이 느껴 좀더 완성도 높은 공포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가 말하길, 이전엔 공포 영화라면 반전이 있고, 뭔가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생각으로부터 탈피했다니 더욱 주목할 만할 듯.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는데, 그중엔 ‘하지원이 <분신사바>에 깜짝 출연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어느 소식통 기자가 감독에게 확인사살(?)을 했다. 감독 왈, “하지원씨가 프롤로그장면을 해주기로 약속했다”면서, “어떤 장면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스크림>의 드류 배리모어를 연상하면 될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요즘 들어 한국 공포 영화 촬영장에선 한 두 가지씩의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니, <분신사바> 촬영장에선 그런 일들이 없을까. 글쎄, 드라마 <학교4> 등으로 낯익은 이유리의 얘기가 어찌보면 공포스런 일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녀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소품 담당 스태프가 어느날 <분신사바>를 찍고 있는 ○○여중에서 책 한권을 가져왔는데, 대출표에 자신의 극중 이름과 똑같은 사람이 있더라는 말씀!
게다가 극중 맡은 역할이 1974년에 죽은 영혼인데, 그녀 역시 같은 연도에 그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이다(○○여중은 역사가 무려 110년이나 된다고). 무섭지 않으신지? 그 외에 비가 음산하게 부슬부슬 내리던 날, 정전 사태가 빚어져 촬영장이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기도 했다고.
이렇게 <분신사바> 제작발표회는 간간히 재미난 말들이 오가며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참, 이 영화는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쪽의 수출을 염두에 둔 장치들이 몇 가지 장착됐다고. 그 중 하나가 주인공들이 입은 교복의 스타일이다. 우리나라야 알록달록 예쁜 맵시를 지닌 패션 교복이 적잖게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동남아시아 여고생은 하얀 상의에 검정 하의로 구성된 ‘그때 그’ 교복을 입고 다닌다고. 따라서 보편적인 정서를 이끌어내기 위해 <분신사바> 주인공들은 동남아시아(?) 교복을 입는다고 한다.
이 영화는 부지런히 촬영을 마친 뒤, 오는 7월 개봉된다고 하니, 기대하시는 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길.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
* <분신사바>의 히로인 김규리, 이세은, 이유리와 함께 한 무비스트 인터뷰가 곧 소개될 예정입니다. 특히 이세은의 아주 아주 특별한(?) 경험이 공개될 예정이니, 많이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