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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외모의 류장하 감독은 “너무 좋은 분들과 만나 굉장히 즐겁게 찍었다”며 “삼류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한 악사가 해방촌 꼬마들을 데리고 펼치는 이야기”로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시원하고 섹시한 상의로 포인트를 준 장신영은 “처음 찍은 영화라 많이 긴장되고 떨린다”며 신인다운 풋풋한 소감을 피력하기도.
<바람난 가족>의 노련한 연기 이후 또다시 ‘엄마’ 역으로 등장한 윤여정은 “배역 이름도 없어 감독에게 이름 좀 지어달라고 했지만, 끝까지 안 지어줬다”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객석을 웃겼다. 이에 최민식은 “어제, 그제 비가 구질구질 내렸는데, 오늘 오면서 보니 파란 하늘이 보였다”며 “이 영화도 비온뒤 보는 파란 하늘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감성적인 말로 무대인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어느 영화보다 최민식 특유의 페이소스를 진하게 느낄 수 있을듯. 주름살이 번지는 웃음 속에 물기어린 눈과 왠지 모를 비애가 마음가득 다가오는 것. 역시나 탁월한 연기지만, 연기에 대한 강박이 느껴지지 않아 편안함을 주기도. 뭣보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강렬한 기승전결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슬픔, 웃음, 감동 등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적잖게 배치돼 있다.
류장하 감독의 이력 때문인지, 화면 구도나 느낌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등의 이미저리가 떠오르는 것도 인상적. 이 영화는 ‘도계중학교 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두 편의 TV 다큐멘터리가 바탕으로, 최민식을 비롯한 배우들이 실제 트럼펫을 배우기도 하는 등 열성이 배어있는 따뜻한 작품이다. 개봉은 오는 추석 예정.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