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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손님 맞이를 준비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2009년 9월 9일 수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좌로부터)이용관 집행위원장, 장진 감독, 김동호 집행위원장
(좌로부터)이용관 집행위원장, 장진 감독, 김동호 집행위원장
“1996년 첫발을 내디딘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여왔습니다.” 허남식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1996년 첫 발을 내딛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비로소 제14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이뤄진 기자회견은 허남식 조직위원장과 김동호 집행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자리를 지키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올해 영화제는 70개국 355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해보다 10개국 40편의 작품이 늘어난 수치다. 전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프리미어작품 역시 지난 해보다 11편이 늘어난 144편에 달한다. 특히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경쟁부문 ‘플래쉬 포워드’의 11편은 월드 프리미어작품과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작품으로 채워졌다. 거장 감독의 부산국제영화제 방문도 상영작 증가에 한몫 했다. 현존하는 홍콩영화계 거장이라 불리는 두기봉의 방한과 함께 두기봉의 작품 10편을 상영하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또한 이탈리아 호러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방한을 계기로 5편의 영화가 특별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로 사후 30주년을 맞이한 하길종 회고전이 마련됐고 이와 함께 하길종 감독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뉴 아메리카 시네마 특별전도 기획됐다. 하길종 감독의 스승이라 불리던 아서 펜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비롯해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와 데니스 호퍼의 <이지 라이더> 등 5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 작고한 유현목 감독 추모전과 역시 얼마 전 타계한 배우 장진영 추모전도 기획됐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대만전영자료관에서 발굴한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를 비롯해 하길종 감독의 UCLA졸업작인 <병사의 제전>, 이만희의 <검은머리>는 35mm로 복원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해외영화제에서 논란을 부른 브리얀테 멘도사의 작품을 비롯한 필리핀 독립영화 특별전도 준비됐다. 그 밖에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소외 지역의 영화를 발굴하고 특히 아프리카 영화의 조명에 힘을 실었다.

개막작과 폐막작은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와 중국에서 만들어진 <바람의 소리>로 선정됐다. <바람의 소리>는 대만계 중국인이자 젊은 신예 감독인 첸 쿠오푸와 가오 첸수가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는 한국영화의 위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고민과 함께 상업영화의 규정에서 벗어나는 장진 감독의 유머가 지닌 예술적 취향을 고려한 결과다. 이로써 장진 감독은 12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자신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상영하게 됐다.

화려한 게스트도 눈에 띈다. 갈라 프리젠테이션에서 상영되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트란 안 홍 감독과 함께 주연배우인 조쉬 하트넷이 내한하며 최근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아이 엠 러브>의 틸다 스윈튼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내한한다. 그 밖에도 <발키리>로 내한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미드나잇 패션에서 상영될 <트릭 오어 트릿>으로 부산을 찾고, 프랑스의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도 <낙원은 서쪽이다>를 들고 부산을 방문한다. 또한 두기봉 감독과 함께 홍콩의 임달화가 내한하며 야쿠쇼 코지는 자신이 연출한 <두꺼비 기름>으로 영화팬을 만난다.

KT와 연계해서 영화제 전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모바일 티켓팅, 시각장애인용 점자 상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을 위한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미래를 선도하는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부산영화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온라인 마켓을 신설 런칭하는 한편, 아시아 펀드와의 공조 체제를 갖추고, 이를 통해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펀드 지원을 확장할 예정이다. 동시에 새롭게 부각되는 3D영화 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국내외 저명한 3D영화 제작 권위자를 초청해서 컨퍼런스와 워크샵을 개최하고 인력양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말처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칸이나 베를린 같은 유수의 국제영화제들이 긴축적인 영화제 운영’을 보였지만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파격적인 예산 증액’을 통해 지난 해보다 큰 규모의 영화제를 기획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매번 제기되는 운영적 미숙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또한 최근 인류적 관심사로 떠오른 신종플루에 대비해 주변병원과 연계하고 방역팀을 동원하는 등 확실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8일부터 16일까지, 8박9일 간 펼쳐진다. 그리고 지금 부산은 14번째 가을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장진 감독 질의 응답

개막작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부산영화제 측에서 찾아와 영화 좀 볼 수 있겠냐 하길래 그냥 봐주는 건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와버렸다. 글로벌 프로젝트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너무 편하고 신나게만 찍었던 것 같다. 지난 2회 부산영화제에서 내 영화를 튼 이후로 12년 만에 부산영화제에서 틀게 된 영화인데 개막작이라니 부담이 앞서지만 기분도 좋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부산영화제 개, 폐막작은 흥행에는 별볼일 없다는 징크스가 있어서 제공사에서 약간 고사하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부산영화제에서 기분 좋은 바람을 타서 한국관객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산영화제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나?
처음 부산에 갔을 당시가 기억에 남는다. 그땐 너무 철도 없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혼란스런 곳에서 내 영화가 틀어져서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내 영화에 자막이 나온다는 것도 신기했던 시절이다. 27살이었으니까.

왜 대통령을 소재로 삼았나? 그리고 왜 영문명 제목인가?
어감 때문에 그렇게 갔다. 대통령이란 단어를 직설적으로 들으면 위압감이 느껴지고 곡해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이란 보통명사로부터 고유한 성질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외피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거 같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가늠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대기업 총수에 대해서 많이 봐왔고, 익히 들었지만 그 일상 속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대한민국은 항상 제왕적 대통령 제도 안에 있다 보니 대통령의 무게감은 잘 알지만 대통령의 일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심정으로 좀 더 들어가면 어떤 사람인지가 보일 것 같았다. 군사정권 이후로 우리가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한 탓인지 몰라도 우리는 그 동안의 대통령들에게 실망해왔으니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리만족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

2009년 9월 9일 수요일 | 취재: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2009년 9월 9일 수요일 | 사진: 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8 )
sorigasuki
한국영화제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죠.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한국영화도 더불어 많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9-09-09 14:47
bjmaximus
벌써 14회네   
2009-09-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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