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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겠다’,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 같은 주문! <청설> 김민주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그룹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가 스크린 데뷔작 <청설>로 관객을 찾는다. 농인 수영선수 ‘가을’ 역으로 분한 그는 수어 수영 감정연기까지 여러가지를 준비해야 하는 캐릭터에 도전하여 싱그럽고 풋풋한 얼굴로, 이 영화가 지닌 특유의 청량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언가 100% 쏟아부은 경험이 스스로도 있기 때문에 ‘가을’이 기특하기도 하고 공감되기도 했다고. 솔직한 면도 닮았는데 가을이가 120%라면, 자기는 80% 정도 솔직하다는 김민주를 만났다. 배우로서 신인이라,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자 스스로 개발하고 노력하려 한다는 그이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노력하겠다’는 말은 스스로에게 한 약속 같은 주문이다. 일단 말을 꺼냈으면 최대한 지키려는 마음이 크다는 김민주, 항상 응원해 주고 기다려 주는 팬들이 무엇보다 힘이 된다고 말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관객과 미리 만났는데, 소감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
부산국제영화제에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떨리긴 했지만, 굉장히 좋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소중했었다. 너무 떨려서 자세히 살펴 보지 못했지만… (웃음) 그 순간 자체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관객과 같은 관에서 봤는데, 어느 분은 우시기도 했고, 또 재미있게 보신 분도 있는 관객의 반응을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원작이 원체 유명한 동명의 대만 청춘로맨스(2009)다. 차별점이 있다면. 영상이 참 아름답더라.
원작은 사랑이 주된 내용이라면, 우린 20대 청춘이 고민할 법한 문제를 많이 담고 있어서 공감대가 클 것 같다. 골목골목 한국적인 미가 많이 담겨 있어서, 이런 부분에 집중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 예쁘게 나올지 몰랐다. 또 파스텔톤 색감을 사용해 청량감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영화 <하루>(2017)를 연출한 조선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감독님은 <청설>의 최대 장점으로 배우들(홍경, 노윤서, 김민주)의 얼굴합을 꼽았는데, 어느 면에서 그렇게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하는지.
음…(웃음)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풋풋함과 청량감이 아닌가 한다. 감독님이 캐스팅하실 때 극 중 나이대의 배우를 뽑았다고 하셨다. 이십 대 초중반 나이대의 때묻지 않은 감성을 좋아하시는 것이 아닐까 한다.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된다고 하셔서, 나 역시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했었다.

그러잖아도 감독님이 말씀하길 첫인상이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아주 수수한 모습이었다고.
청바지에 티셔츠로 거의 생얼로 갔던 것 같다. 가을이로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고, 왠지 감독님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하시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갔었다. 처음에는 너무 꾸미지 않은 모습이 낯설기도 했는데 점점 가을에 가까워지면서, 행동도 따라가는 것 같았다. 덕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가을’은 농인 수영선수로, 수어와 수영을 모두 준비해야 했다. 수어 연기가 매우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감사하다. 촬영에 들어가기 두세 달 전부터 수어를 배웠다. 농인 선생님께 배우면서 수어만이 아니라, 그 문화도 같이 배우려 노력했었다. 선생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수어가 비언어적인 표현이 중요해서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었다. 수어로 이야기하면서 눈을 마주치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나중에는 ‘아, 눈빛만으로 소통이 가능할 수 있구나’ 싶기도 했다. 실제로 수어를 배우고 나서 표현법이 다양해진 기분이 들었다. 또 아이즈원에서 무대 퍼포먼스 한 경험이 수어의 비언어적인 표현에 도움된 부분도 있었다.

수영도 이번에 배운 건가.
맞다, 처음에는 큰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었다. 수영을 원래 못해서 촬영 전에 밤낮으로 연습했는데, 이러한 트레이닝이 힘들다기보다 새롭게 배우는 일이라 재미있었다 그 과정을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 수영은 대략 두 달 반 정도 배웠는데 처음 물에 몸을 띄우기까지 시간이 많이 들었고, 이후에는 영상을 찍어서 분석하며 수영선수의 영법을 따라하곤 했었다. 어깨 운동도 좀 하면서, 매번 레슨 1시간 전에 가서 미리 연습하고 수업에 들어갔었다. 원래 물과 친하지 않았는데. 이번 ‘가을’ 역할을 통해 수영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평생 수영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웃음) 그래서 가을이 금메달에 도전하듯이 나 역시 수영에 진짜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던 것 같다. 그룹 ‘아이즈원’ 당시 모든 걸 쏟아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성공경험이 쌓여 있었다.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100%로 쏟아내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설>을 하면서 역시 또 성공경험이 쌓였겠다. 보면서 수어가 대본에 어떻게 쓰여 있을지 궁금하더라. (웃음) 또 가을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나.
대본은 여느 음성 대사와 같았다. (웃음) 가을은 단단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20대 친구들이 할법한 고민을 하며 자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로, 내가 지나온 시간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또 좀 더 확장해 보면 목표를 가진 보통의 20대와 다르지 않더라. 열심히 훈련하는 걸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공감되기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던 것 같다.

비슷한 면이 많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말했듯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건 많이 닮았다. 그런데 가을이가 좀 더 솔직한 것 같다. 가을이 120% 솔직하다면 김민주는 80% 정도라고 할지. 이렇게 솔직한 면이 멋있기도 하고 또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가을은 화제 이후 경기 참가를 포기할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비슷한 좌절의 경험이 있을까.
가을처럼 꿈을 포기해야 할 정도의 좌절감은 아니지만, 매순간 걱정과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기를 극복해 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해서 매순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한다. 또 가을은 아마 이번 대회에 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 테지만, 그래도 열심히 극복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언니 ‘여름’(노윤서)과의 서사도 영화의 중요 축 중 하나다. 여름에게 언니 자신을 챙기라고 하면서 폭발하는 씬이 좋더라.
그 장면은 아주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그만큼 잘 표현하고 싶었다. 매번 자길 챙기는 언니에게 미안한 감정과, (수영의) 꿈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폭발하는 씬이라,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잘 담길 수 있을지 걱정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촬영 당일에는 편했다. 윤서 언니와 얘기하기를, ‘그날 감정에 집중해서 나오는 대로 해보자’ 하고 들어갔는데 오히려 그렇게 편하게 마음먹은 것이 도움된 것 같다.

노윤서 배우와 자매 호흡은 어땠나. 실제로도 언니 아닌가.
언니가 평소 교복입은 학생 역을 많이 해서 나보다 어린 이미지였는데 아니더라. (웃음) 너무 예쁘고 멋있고 리더십도 느껴지고 되게 언니 같았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 데도 금세 편해졌었다. 말했듯이 촬영 두세 달 전부터 홍경 오빠, 윤서 언니와 같이 수어 수업을 해서 많이 친해진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다. 이런 좋은 케미가 극 중에도 잘 묻어나오지 않았나 싶다. 언니와 난 생활 패턴이나 좋아하는 것 등 비슷한 점이 많아서 진짜 자매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 등 정말 편하게 찍었다. 촬영이라고 의식하지 않은 씬들도 있었다. 평소 성향이나 텐션, 주파수가 맞는 사람과 만나면 편한 느낌을 받는데 언니가 딱 그랬다. 안지 얼마 되지 않았는 데도 마치 오래 알고 지낸 느낌이었다.

홍경, 노윤서 배우 그리고 당신, 모두 I 유형이라 낯을 가린다고. I들의 모임은 어떤 분위기인가.
처음에는 셋 다 I니까 언니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노력해 준 부분이 있다. (웃음) 이후에는 나 역시 노력해서 먼저 다가가고 연락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후반부에는 서로 친해져서 더 이상 낯설어 하지 않고 있더라.

실제로 오빠와 여동생이 있다고. 어떤 언니인가, 동생이랑은 친한 편인가.
여름 언니만큼 좋은 언니는 아닌 것 같다. 여름 언니는 동생인 가을 바라기인데 실제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웃음) 좋은 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시간내는 것도 어렵고 여러모로 쉽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노력해야겠다. 동생과 꼴랑 세 살 차이지만, 그래도 조언 같은 걸 많이 해주는 편이다. 동생이 하고 있는 고민을 보면, 나 역시 스물한 살 때 하던 고민인데, 스물네 살인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래서 별거 아니라고 말해 주곤 한다. 또 동생에게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그 나이 때는 사소한 것도 크게 느껴진다’고 조언하면 예전에는 진짜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수긍하고 들어준다. 이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지는 않더라. (웃음) 나 역시 동생한테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정리가 되는 지점이 있어서 이제는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편이다.

원래는 가을과 용준 친구 ‘재진’(정용주)의 로맨스가 좀 있었는데 편집됐다고.
로맨스라기보다…가을이는 꿈을 사랑하고 그 꿈을 향해 직진하는 친구라, 아마도 재진이 가을을 많을 좋아했을 것 같다. 가을은 위기상황에서 자기를 구해준 사람이라는 정도의 감정이 아닐까 한다.

아이즈원 멤버도 이번 <청설>을 많이 응원해주던가. (웃음)
항상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축하해주고 응원해주는 건 우리 멤버들이다. 이번에도 (권) 은비 언니가 바쁜 와중에 시사회도 와주었고 다른 멤버들도 많이 기대하며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돌아보며 ‘잘했다’하는 순간을 꼽는다면.
돌아보면 순간순간이 다 소중하다. 그 순간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나갔고, 그룹이 되어 무대활동도 했고 또 영화를 찍어서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지 않나. 그때그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다 남는 거구나 싶다.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사회생활을 빨리했고, 또 오빠와 동생 사이에 낀 샌드위치라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성숙하다,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기는 했었다. (웃음)

평소 생활도 목표에 따라 빡세게 (웃음) 노력하며 살 것 같은데… 어떤가
음, 여름이가 가을에게 하듯이 타인에게 책임감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내 인생을 나 몰라라 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크다. 그래서인지 촬영이 없을 때는 왠지 쉬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엄청나게 레슨을 잡는 등 무언가를 배워서 그 시간을 채우려는 생각이 크다. 뭔가 그렇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웃음)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낸 날은 저녁이 되면 ‘나는 오늘 뭐 한 거지?’ 이런 생각이 든다. J 유형이라 그런지도. 지금은 영어 배우고 팬미팅 준비로 새로운 수업을 받고 있는 게 있는데 무슨 수업인지는 비밀이다! 팬을 만나는 자체가 오랜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 준비를 하는 중이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나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20대에 할 수 있는 연기는 꼭 20대에 해보고 싶다. 이번에 수어와 수영을 배우면서 몸을 쓰고 새로운 걸 배우는 데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액션이나 몸 쓰는 연기를 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수 있도록 갈고 닦아서 다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신인이다 보니 현장에 나갈 때마다 많은 걸 배우고 있고 또 이렇게 부닥치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노력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노력하겠다’는 말을 많이 하는 건, 말을 해야 행동에 옮기기 때문이다. 일단 말을 꺼냈으면 최대한 지키려고 하는 편이라 그렇다.



사진제공. 매니지먼트 숲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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