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미코...
일본의 잘나가던 한 게이바의 이름이다.
이 잘나가던 게이바가 마담이 병이 나면서 어쩔 수 없이 이 게이바 역시 문을 닫게 된다.
한편... 여기는 폐인트 도색 대행업체...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여인 사오리는 늘상 잡지에 실린 윤락업소 등에 실린 광고만 보면서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다.
비가 오는 날 한 젊은 남자가 사오리에게 찾아온다
당신의 아버지가 암투병 중이니 제발 와달라고...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체 병든 아버지가 운영하는 양로원에 가게 된다.
메종 드 히미코...
그렇다... 이 양로원의 주인은 게이바 '히미코'의 마담이자 사오리의 아버지인 히미코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 양로원의 노인들 대부분이 이 게이바에서 일하거나 혹은 동성애 노인들이었다.
신분은 숨겼지만 히미코는 자신의 딸임을 알고 있었다.
히루히코를 만나고 많은 노인과 만나면서 사오리는 변화를 보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용서할 수 없었다.
가정을 버린 못된 남자였기에...
나는 작년에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하 '조제...')을 보았다.
감성적이고 아름답게 영화를 만드는 감독 이누도 잇신 감독...
강자가 아닌 약자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그는 이번에도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조제 ...'가 장애우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 작품 '메종 드 히미코'는 역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인 게이라는 소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직장과 가정을 버리고 게이가 되었던 남자들이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기존에 노인들이 등장했던 다른 영화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인 것을... 감독은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이해하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을 동경하는 것도 아니며 그들의 삶을 정당화 시키는 것 또한 역시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 아마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런지...
영화에서는 많은 노인들이 등장한다.
루비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한 노인은 사오리와 가장 많이 대립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피키피키' 사건으로 인해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피키피키'가 뭔지 궁금하다면 꼭 영화를 보길 바란다! 영화의 마지막에도 이 단어는 찡한 감동을 준다!)
그들은 십자수를 놓으며 연속극에 열광하고 우아하게 식사를 하며 명절에는 경단을 만들면서 새해를 보내고 노래도 같이 부른다.
이렇게만 보면 일반 여성들의 삶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 했듯 이들은 남자이다.
남자가 여자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
영화에서도 동네 꼬마들은 이 양로원을 수차레 공격을 한다.
하지만 그 중 한 꼬마가 히루히코의 모습에 반해 아이들과 절교를 선언하는 장면은 그 꼬마가 커밍아웃을 선언했다는 의미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을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또다른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다.
분명 소재는 어둡다.
하지만 이누도 잇신은 그 어두움을 긍정적으로, 밝게 보려고 노력을 한다.
아마 대표적인 장면이 대학 게이 동아리 사람들의 방문 장면과 나이트에서 신나게 집단 댄스를 추던 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서로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조제...'에서 보여주었던 편견없는 삶과 이 작품과의 공통점은 매우 많아 보인다.
영화속의 독특한 소품도 인상적인데 '조제...'에서 보여주었던 조개모양의 침대(실제 존재하는 호텔의 실제 존재하는 침대라고 한다.)도 인상적이었지만 '메종 드 히미코'에서 노인들이 잠자리를 청하는 침대 모양 역시 범상치가 않다.
파도 모양의 침대라던가 마차 모양의 침대가 아마도 그 대표적이 아닐까 싶다.
괴상한 침대 모양에 별난 취미를 갖고 있는 감독의 취향이 이색적이긴 하지만 개개인의 취향이므로 재미있게 봐줘야 할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도 과감하다.
히루히코 역을 맡은 오다기리 조는 우리나라 배우 이동건과 흡사한 외모를 갖았지만 연기만큼은 최고였던 것 같다. 사실 꽃미남이라고 해서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요, 배역에 대한 결정도 신중하지 못한 경향도 일부 보이는데 이 배우는 젊은 게이 역을 맡으므로써 과감한 연기 도전을 하게 된것이다. 그러한 점은 높이 평가가 된다.
시바사키 코우는 '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착신아리' 등의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라서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리고 주근깨 분장으로 분장, 신경질적이지만 소외된 이들을 격려하고 보살피는 여인인 사오리 역활을 부담없이 잘 해냈다고 생각된다.
이 영화는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편견을 버리자는 것이 감독의 생각인 것 같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조제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듯 이 영화에서의 양로원에 사는 노인들 역시 그들만의 삶을 살아야하고 그리고 그렇게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들을 진정 위하는 일인 것 같다.
그들을 이해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손가락질은 하지 말자!
어쩌면 그게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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