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만을 두고 보면, 아시아의 프린스 장근석이 송중기 보다 앞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너는 펫>의 제작비가 <티끌모아 로맨스>보다 3배가량 많고, 개봉관수도 50여개 많다는 걸 고려하면, 내실 면에서 <티끌모아 로맨스>가 더 낫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출발한 가운데, <신들의 전쟁>이 신작 영화 가운데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300>의 제작진과 타셈 싱 감독이 만나 주목받은 3D 영화 <신들의 전쟁>은 같은 기간 39만 1,317명을 불러 모으며 2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티켓 값이 높은 3D로 상영된 덕에, 수익 상으로는 <완득이>보다도 앞섰다. <신들의 전쟁>이 주말동안 37억 원 가까이를 벌어들일 때, <완득이>는 34억 원을 챙겼다. <신들의 전쟁>이 <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를 누른 데에는 남성관객들의 역할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관객이 <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로 양분된 반면, 남성 팬들은 <신들의 전쟁>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너는 펫>의 관객 성별을 살펴보면, 극장을 찾은 5명 가운데, 4명이 여성이었다.
이 와중에 <리얼 스틸>은 이번에도 묵묵히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주말 3일 동안 전국 17만 5,253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 285만 840명을 기록했다. 300만 관객 돌파가 눈앞이다. 이 밖에 김주혁, 이윤지 주연의 <커플즈>가 2만 8,850명(누적 30만 7,340명)으로 7위에 자리했고, 소지섭, 한효주의 <오직 그대만>이 2만 3,065을 더하며 (누적 98만 7,972명) 100만 관객 돌파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 주 순위 밖으로 밀려났던 송혜교의 <오늘>은 7,266명을 동원하며 다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 한마디
2011년 가을 극장가는 멜로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의 수난시대로 기억될 듯합니다.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